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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집짓기] [1] 아파트를 잊어야 단독주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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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014.02.11 13:53

전원주택을 장만하려는 사람들과 건축 상담을 하다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론적으로 물어보는 말은 딱 한마디로 집약된다. ‘그래서 평당 얼마요?’ 전원주택 시공을 전문으로 하는 시공업체 실무자들은 늘상 겪는 일이지만, 그럴 때마다 이런 심정이라고 한다. ‘침이 튀도록 설명하는데 이렇게 한마디로 딱 잘라 버리면 그냥 도면 집어 던지고 일어서고 싶다’고.
 
언제부턴가 우리는 공동주택, 그중에서도 아파트에 사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왔고 모든 셈법도 아파트 기준으로 습관화 돼 있다. 그러다보니 단독주택과 아파트의 엄청난 차이점에 대해서 놀라울 정도로 무지하다. 아니 무식하다. 그렇게 물어보는 사람들 면전에서 차마 그러지는 못하지만, 정말 무식하다. 무식하면 용감해진다. 그래서 당당하게 내뱉는다. ‘그래서 평당 얼마요!’

이게 얼마나 말이 안 되는 말인지 한번 따져보자. 집이라는 구조물을 단순하게 정의하면 그냥 ‘4각형의 입방형체’ 건물이다. 기초를 이루는 바닥, 4방의 벽체와 지붕, 이렇게 6면체로 이루어진 구조물이 집이다. 6면체의 구조물에서 단위면적당 공사비가 가장 많이 들어가는 부분이 어떤 곳일까? 구조물을 지탱하는 기초, 그리고 지붕이다. 그런데 최근의 초고층 아파트는 30층 이상은 기본이다. 간단히 계산하면 하나의 기초와 지붕구조를 30세대 이상이 공유한다. 당연히 단위면적당 비용은 30분의 1 이하로 줄어든다.

물론, 2층 이하의 단독주택과 30층 이상 초고층아파트의 기초공사 비용이 같을 수는 없지만, 단위 세대별 기초와 지붕공사 비용을 따지면 아파트와 단독주택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벽체구조를 보자. 단독주택은 4방 벽체를 모두 따로 세워야 한다. 반면에 아파트는 4면 중 2면을 옆집과 공유한다. 여기서 또 비용이 절감된다.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른바 '땅콩집'이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바로 합벽식으로 벽체를 공유하면서 땅값과 건축비를 줄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평당 얼마요’ 할 때의 ‘평당’은 벽체와 기초, 지붕구조를 무시한다. 그냥 바닥면적을 기준으로 한다. 단독주택에서 가장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기초와 지붕은 '평당가' 개념에서는 없다. 단독주택 구조물의 원가구조를 무시하고 바닥면적만을 기준으로 아파트와 동일하게 ‘평당 얼마’라고 하는 게 말이 안 되는 첫 번째 이유다.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에는 숨어 있는 면적이 있다. 공유면적이라고 하는 계단실, 경비실, 공동시설이 모두 여기에 숨어 있다. 그걸 포함해서 분양면적이라고 하고, 일반적인 아파트의 크기를 통칭한다. 그래서 34평형 아파트의 실제 전용면적은 25평형으로 줄어든다. 그렇지만 ‘평당 얼마’를 따질 때는 분양면적을 기준으로 나눈다. 그 차이만 15∼20% 수준이다. 총건축비를 건축면적으로 나눈 값이 ‘평당가’인데, 분모(건축면적)가 커지면 ‘평당가’는 당연히 내려간다. 아파트 분양가가 단독주택보다 싼 것처럼 보이는 착시의 이유다.

단독주택에는 이런 허수가 없다. 주택면적이 곧 전용면적이다. 아파트는 발코니확장을 통한 서비스면적이 공유면적만큼 제공된다고 하겠지만, 단독주택은 그보다 큰 다락방을 덤으로 만들 수 있다. 아파트는 분양면적, 단독주택은 전용면적을 기준으로 ‘평당가’를 비교하니 실상이 왜곡된다. 잣대 자체가 다른 두 물건을 수평 비교할 수 없는 두 번째 이유다.

정말 말이 안 되는 이유는 따로 있다. 국민주택규모 34평형 아파트의 대지지분은 10평 남짓에 불과하다. 그조차도 공유지분으로 소유하기 때문에 등기부가 분리되지 않고 건물등기부에 대지권 비율만 표기된다. 그러다 보니 집값에서 땅값이 차지하는 비율에 대해서 무신경하다. 분양가를 ‘평당 얼마’로 환산할 때도 주택의 분양면적만 기준으로 삼지 대지지분이 얼마인가에 대해서는 따지지 않는다. 어차피 내가 전용으로 사용할 수 없는 땅이니까 처음부터 내 재산으로 여기지 않는다. 아무리 땅값이 비싼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대지지분은 주택 분양 면적의 3분의 1을 넘지 않으니 ‘평당가’로 환산하면 무시해도 그만이다. 그렇지만 엄연히 땅값은 집값에 녹여져 있다. 

단독주택은 대지면적이 주택면적의 최소 3배 이상이다. 아파트와 정반대다. 특히 전원주택은 땅값과 집값이 1대1은 기본이고, 대도시에 가까운 택지개발지구 단독주택지는 땅값이 집값의 곱절인 경우도 많다. 그래도 ‘평당 얼마’를 따질 때는 땅값도 집값에 녹여서 계산한다. 그러다보니 단독주택의 ‘평당가’는 아파트에 비해서 실제 이상으로 과장된다. 주택면적이 똑같아도 마당면적에 따라서 ‘평당가’는 천차만별인데, 기준은 언제나 주택면적이다.

그렇다면 가장 공정한 비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파트와 똑같은 내부구조를 가진 단독주택을 짓는다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비용이 더 들어갈 수밖에 없는 단독주택의 구조적 원가구조를 감안하면, 땅값은 제외하고 순수 주택면적만을 놓고 아파트와 동일하게 비교하면 비교적 근사치에 가까운 답이 나온다. 땅값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라고 생각해야 정확하다. 전원주택을 장만할 때 땅값에 대한 다이어트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집을 장만하러 오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지면적에 먼저 욕심을 낸다. 그러면서 가격, 즉 총 비용은 집을 기준으로 따진다. 모순도 이런 모순이 없다. 정말 절실한 것이 무엇인가. 집인가, 땅인가? 집을 장만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땅은 최소한의 면적만 확보하고 집에 집중해야 한다. 마당이 넓은 집이 우선이라면 다른 것은 다 포기하고 첩첩산중으로 들어가야 한다.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교육·문화·쇼핑시설도 가까이에 있으면서 마당이 넓고 값이 싼 집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땅을 포기하고 오로지 살기에 편리한 집을 가장 경제적인 방법으로 마련하기 위한 방법의 결정체가 바로 아파트다. 역설적인 얘기지만, 전원주택을 장만할 때도 아파트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가장 필요한 것에 집중 투자하고 나머지는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반대로 덤벼든다. 기본적으로 충족하려고 하는 조건들이 너무 많다. 그러면서 ‘평당가’는 아파트와 같은 기준으로 본다.

단독주택은 아파트가 아니다. 아파트가 단독주택이 아니듯이. 단독주택을 아파트와 같은 집의 한 종류라고 생각하면 엄청난 착각이다. 좀 과장해서 비유하자면, KTX와 자동차를 놓고 목적지를 아무 데나 정하고 누가 빨리 달리나 내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KTX가 갈 수 있는 곳은 어디든지 자동차를 몰고 갈 수 있지만, 자동차로 갈 수 있는 곳은 KTX를 타고 가지 못하는 곳이 더 많다. 같은 것 같지만 전혀 같지 않은 물건이 아파트와 단독주택이다.

오래전에 세상을 떠나신 큰스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다. ‘산은 산, 물은 물’이라고. 그렇다. 아파트는 아파트, 단독주택은 단독주택일 뿐이다. 아파트 노는 물에 단독주택은 없다. 아파트를 잊어야 단독주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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