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화재 시 피해자 대부분은 유독가스에 의해 의식을 잃거나 사망하게 된다. 통계에 따르면 화재로 인한 사망 중 60% 이상이 화염이 몸에 채 닿기도 전에 가스와 연기로 인한 질식 사망이고, 약 20% 정도만이 소사(燒死)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를 계기로 화재 발생 시 유독가스 대처 요령을 알아본다. > 바람 부는 방향을 가로질러 피해라 유독가스 발생 시 급히 위험지역을 벗어나야 하는데, 이때 기본 원칙은 바람 부는 방향에 90도 꺾어서 피신하는 것이다. 바람결에 실린 유독가스는 대개 타원형 형태로 확산되는데, 이때 탈출의 최소거리는 바람의 흐름과 십자를 이루는 방향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하철 등 실내 구역에서라면 피신 공간이 한정되므로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 근처의 비상구를 선택해 빠져나가야 한다. >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말라 승강기는 화재가 발생한 층에서 문이 열리거나 정전으로 멈추어 그 안에 갇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불이 났을 때 절대 승강기를 타지 말아야 한다. 계단으로 이동할 때는 그쪽으로 연기나 불길이 확산되었는지를 확인한 후 대피해야 한다. > 젖은 손수건이나 휴지로 코와 입을 가려라 유독가스의 흡입을 최대한 늦추려면 손수건 등을 물에 적셔 코와 입을 가린 뒤 호흡해야 한다. 손수건이나 휴지를 16겹으로 접어 입은 닫은 채 코에 대고 코호흡을 하면, 거의 방독면에 준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따라서 항상 이런 용품을 몸에 지니고 있는 것이 여러 모로 도움이 된다. > 엎드려 이동해라 대부분의 유독가스는 위로 올라가기 때문에 바닥에서부터 20㎝ 정도는 공기가 남아 있다. 따라서 바닥 가까이 납작 엎드려 자세를 낮춘 뒤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연기가 바닥에 자욱하게 깔려 있을 때에는 오히려 자세를 낮추는 것이 더 위험하다. 실내에 갇혀 있을 때는 갑자기 문을 열면 안 된다. 밀려들어오는 유독가스를 한꺼번에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