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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2. 공동주택의 실내공기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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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014.02.16 22:09

여러 글에서 열회수형 환기장치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논한 바가 있지만, 여러 다른 매체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그러한 이론적 설명으로는 주택에서 환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인지하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아래는 블로그나 인터넷 사이트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패시브하우스의 환기장치에 관한 대표적 몇가지 내용을 발췌한 글이다.

 

 

  • - 집을 완전히 밀폐시킨 후, 어쩔 수 없이 기계를 이용해서 환기를 하는 패시브하우스는 뭔가 모순된 집이다.
  • - 자연환기를 하는 것이 친환경건축이지, 기계에 환기를 의존하는 패시브하우스를 어떻게 친환경건축이라고 이야기하는가?
  • - 환기장치를 넣고 3리터하우스를 만드느니, 나는 성능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환기장치를 빼고 5리터하우스로 시공하겠다.

 

 

이에 대한 답변은 밤을 새워 해도 모자르고, 또한 무수히 많은 해외 사례가 있지만, 역시나 해외는 해외일 뿐 별로 와 닿지 않는다. 그래서 국내의 어느 한 집에 이산화탄소측정기를 설치하고 직접 측정을 하였다.


이 집은 1992년에 완공된 조금 시간이 경과한 25평 아파트이다. 전체 25층에서 12층에 위치하고 있으며, 앞에 건물이 없어 햇빛도 잘 들고 통풍도 매우 잘 되는 편이다.


2011년에 이사를 왔으며, 올 때 외부 창호와 발코니의 샷시를 모두 새로 교체를 하였는데, 건축주가 아파트에 큰 투자를 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 흔히 많이 사용하는 PVC 프레임의 창호로 저렴하게 교체를 한 집이다.

  측정치를 보여 드리기 전에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에 관한 기준은 다음과 같다. 건강 한계선은 약 1,200ppm으로 본다.


농도(ppm)

영향

~450

건강한 환기 관리가 된 레벨

~700

장시간 있어도 건강에 문제가 없는 실내 레벨

~1000

건강 피해는 없지만 불쾌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 레벨

~2000

졸림을 느끼는 등 컨디션 변화가 나오는 레벨

~3000

어깨 결림이나 두통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 등 건강 피해가 생기기 시작하는 레벨

3000~

두통, 현기증 등의 증상이 나오고, 장시간으로는 건강을 해치는 레벨

 

측정은 3월3일(일) 저녁7시부터 3월10일(일) 저녁10시까지 하였다. 참고로 이 집의 안주인께서는 스스로 환기는 철저히 잘 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측정기는 안방에만 설치를 하였으며, 문 바로 옆에 있는 전등스위치 바로 위에 설치를 하였다.

 

  아래는 결과 그래프이다.

 


환기량_Page_1.jpg


 


전체적으로 점심식사, 저녁식사를 준비하면서 농도가 올라가고 환기를 하면 다시 정상상태로 돌아가고 있으며, 취침시에는 농도가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아침에 기상 후 창문을 열면 다시 농도가 떨어지는 패턴이 반복된다.


측정을 위한 별 다른 조치는 하지 않았지만, 매일 잠을 잘 때 안방문의 개폐정도를 조정하기를 주문하였다. 즉 잘 때 안방문을 완전히 열 때와 아주 조금 열 때로 구분하여 측정을 하였으며, 한명이 잘 때와 부부 두 명이 한 방에서 잘 때로 구분하였다. 다행히 남편 분께서 월~화요일저녁까지 출장이시라 구분하기가 편하였다.

 

날짜별로 패턴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3월3일(일)

취침시 상태는 안방 문을 절반이상 열고 잔 상태이며, 이 때 최대 농도는 약 1.300ppm을 넘고 있다. 기상 후 창문을 열었을 경우 농도가 정상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볼 수 있다.

 

3월4일(월)

안방에서 안주인 혼자 취침을 하였으며, 방문은 동일하게 절반이상 열고 취침을 하였다. 취침 중의 농도는 안전선 안에 들어오고 있다.

 

3월5일(화)

남편분께서 출장에서 돌아오셨다. 재미있는 것은 남편 분이 댁에 일찍 계실 때는 그림에 나타나듯이 저녁식사 후 환기를 아주 적극적으로 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겨울이라 실내 온도가 많이 내려가는 것을 싫어하시는 탓인 듯 하다.

그래프를 보면 생활패턴을 읽을 수 있는데, 이 날의 상황을 예측하면 다음과 같다.

저녁식사는 7시에 하였으며, 식사 후 약 5분정도 환기를 하였고, 환기량이 적은 탓에 농도는 쉽게 상승해서 10시반에 최고치(1,500ppm)를 보인다. 아마도 안주인께서 견딜 수 없으셨는지 11시에 적극적 환기를 하신 듯 보인다. 농도는 약 500ppm까지 떨어진다. 이 때부터 취침에 들어가셨는데, 취침 중 그래프는 약 1,400ppm 정도를 유지한다. 물론 안방문은 활짝 열어논 상태이다.

 

3월6일(수)

이 날은 안방문을 아주 조금만 열고 주무시기를 부탁하였다. 마음같아서는 완전히 닫기를 바랬으나, 답답해서 잠을 못 주무신다고 하셔서 약 5cm 정도만 열라고 주문을 하였다.

결과는 예상대로 매우 높은 수치를 보였다. 약 6시에 최고농도를 보였는데, 무려 3,500ppm까지 올라갔다. 그 날은 잠을 자도 잔 것이 아니다. 기준치에도 나와 있듯이 3,500ppm이면 두통에 심하면 현기증이 나는 농도이기 때문이다. 아침에 머리가 아프고 남편분께서 일어나시는데 아주 힘들어 하셨냐고 여쭈어 보았더니 어떻게 알았냐며 놀라신다. 측정기가 있으면 누구나 점쟁이가 쉽게 될 수 있다.

다음 날 아침에 느낀 바가 있으셨는지 낮 동안 아주 환기를 열심히 하셨다는 게 기록되어져 있다.

 

3월7일(목)

낮 동안은 적극적 환기로 그래프의 폭이 크게 변한다. 취침시 문의 열림 폭은 다시 활짝 연 상태로 돌아갔으며, 측정치는 역시 다시 1,500ppm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이 역시 좋은 상태는 물론 아니다.

 

3월8일(금)

환기 패턴은 비슷하였으나, 외부에 바람의 세기가 강해 창을 열자마자 농도가 급격히 하락하는 것이 보인다.

 

3월9일(토)

운이 좋았는지(?) 이 날은 황사가 왔다. 전날 저녁 환기 후 다음날 아침까지 거의 30시간이상 극히 짧은 시간의 소극적 환기를 제외하고 외부 창문을 열지 못했으며, 초등학생인 따님이 학교를 가서 안주인 혼자 계셨음에도 불구하고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는 2,000ppm을 넘어 간다. 참을 수 없으셨는지 오후 3시경부터 아주 조금씩 환기를 하셔서 농도를 1,200ppm까지 떨어뜨리셨지만 역시 저녁에는 어쩔 없이 다시 농도가 올라간다. 이날 저녁에도 남편 분이 집에 계시지 않으셨다. (계측 결과 분석을 핑계로 삼아 필자 집에서 오랜만에 한잔을 하고 주무셨다. 안주인께 지면을 빌어 사실을 고백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도는 역시 1,500ppm을 넘는다.

참고로 취침 중에 창문을 물론 열지 않았는데 약 새벽2시경과 3시30분경 쯤에 농도가 떨어진 것을 볼 수 있다. 이 뜻은 외부에 바람이 아주 세게 불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창문의 기밀성이 낮아서 바람이 세게 불면 작게 나마 환기가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인 혼자 자는 방의 농도가 1,200ppm 이하로 떨어지진 않는다.

 

3월10일(일)

측정의 마지막 날이며, 아침에 황사가 걷혀서 아침 6시가 조금 넘는 시점에 작심을 하고 창을 여신 흔적이 보인다. 농도는 500ppm까지 급격히 떨어진다. 이 날은 전 날의 복수를 하시는지 낮동안 내내 아주 자주, 그리고 적극적으로 환기를 하신 결과가 보인다.

 

그리고, 저녁 9시30분쯤에 측정을 정지하였다.

 

 

 

   어떻게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이 시점에 지어지는 모든 주택에 환기장치가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이유를 적나라하게 보신 것이다. 자연환기는 물론 좋다. 하지만 그 것은 깨어있는 낮에나 가능한 이야기이다. 그나마 황사 등이 괴롭히면 그마저도 할 수 없다. 동시에 포름알데히드나 VOC를 측정하지는 않았지만, 실내이산화탄소 농도만 보더라도 나머지 농도도 충분히 예측가능하시리라 판단된다.

 

그럼 법적으로는 어떨까? 우리나라는 공동주택의 실내 공기질 확보를 위해 매시간 집 전체 공가의 약 50%에 해당하는 만큼의 외부 공기가 들어와야 한다고 하고 있다. 이 기준을 지키는 것은 자연환기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재 100세대이상 공동주택에 어떤 식으로든 환기장치가 의무적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 기준을 단위로 표현하면 “0.5회/시간”이다.(2013년 7월부터 0.5회/시간 으로 변경됨)

    

 

02.jpg

 

 

 

     

 법적으로도 역시 취침 시에는 이 기준을 지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이 것이 100세대이하의 공동주택을 비롯한 단독주택은 적용받지 않는다. 100세대 이상이든 아니든 숨을 쉬고 이산화탄소를 내는 것은 모든 사람이 똑같은데 어떻게 이런 기준이 생겼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럼 시골집은 어떨까? 우리 협회에서 농촌주택의 기밀성을 조사한 결과를 보여드리면 다음과 같다. 지면상 두 집만 소개를 하겠다.

기밀성 시험이란 집에 얼마 만큼의 틈새바람이 들어오는 지를 조사하는 것이며, 첫 번째 주택은 아래와 같다.

 

 

03.jpg
04.jpg

 

 

결과를 평시 환기량으로 추정환산하면  “0.63회/시간”이며, 이는 창문을 모두 열지 않은 상태에서 평상시에 법적 환기량을 거의 만족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두 번째 집은 아래와 같다.

 


 

05.jpg

06.jpg


 

이 역시 평시 환기량으로 환산한 결과는 “0.85회/시간”으로 나왔으며, 이 역시 평상시 창문을 다 닫고 있어도 충분한 환기를 확보할 수 있다. 물론 겨울에 엄청난 틈새바람으로 추위를 견딜 수 없다. 하지만 비록 추위는 대단하더라도 실내공기질은 대단히 좋다. 이 것이 농촌지역 아동들이 아토피가 없는 몇가지 이유 중에 하나인 것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수험생에게 보약을 사주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환기장치를 달아주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다닌다. 이는 결코 농담이 아니다. 혈기왕성한 사춘기시절에 방문을 꽁꽁 닫고 새벽까지 공부를 하면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는 불을 보듯 뻔히 3,000ppm을 넘는다. 졸릴 것은 당연하고 두통에 머리회전도 거의 되지 않는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전쟁을 치루 듯 힘들다. 독일은 모든 교육시설에 환기장치를 의무화한지 이미 오래되었다.

 

한가지 예로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협회에서는 지속적으로 가능한 한 많은 사례를 올리도록 할 것이다.


이 것이 패시브하우스와는 별개로 지금 지어지는 모든 주택에 환기장치를 반드시 넣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물론 30년 이상 된 농촌주택처럼 허술하게 집을 지으실 분은 해당되지 않는다.

  

 

<출처 : 한국패시브건축협회, www.phik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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